슈퍼마켓이 사라진 거리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샌프란시스코가 '빈 점포 과세'를 단념한 이유

슈퍼마켓이 사라진 거리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샌프란시스코가 '빈 점포 과세'를 단념한 이유

샌프란시스코의 '빈 점포 과세' 철회에서 일본이 배울 점

세계적인 기술 기업과 부유층이 모이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일상적인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소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모순을 안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기업이 슈퍼마켓이나 약국을 폐쇄한 후에도 부동산이나 임차권을 유지하여 점포를 비워두는 경우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구상이 떠올랐다.

그러나 2026년 7월, 이 과세안은 시장과 경제계, 시의회 내부의 반대를 받아 주민 투표에 부치는 계획이 사실상 철회되었다.

제안한 빌랄 마흐무드 시정 집행위원은 기업에 대한 과세를 중심으로 한 정책에서 편의점에 신선식품 도입 지원, 신규 슈퍼마켓에 대한 수수료 감면, 용도 규제 완화 등 출점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언뜻 보면, 미국의 한 도시에서 일어난 세제 논쟁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슈퍼마켓은 단순한 민간 점포인가, 아니면 지역에 필수적인 공공 인프라인가'라는 일본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잇따른 슈퍼마켓 폐점이 초래한 '식료품 접근 공백 지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최근 대형 슈퍼마켓과 드러그스토어의 폐점이 계속되어 왔다.

필모어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지역 주민의 생활을 지탱해 온 Safeway가 폐점. 미드마켓 지역에서는 Amazon 산하의 Whole Foods가 영업을 중단하고, 베이뷰 지역에서도 주요 식품 슈퍼마켓이 사라졌다.

점포가 사라진 후에도 그 자리가 새로운 슈퍼마켓이나 지역 점포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대기업이 임대 계약을 유지하거나, 부동산 소유자가 높은 임대료를 계속 요구하거나, 재개발 계획이 몇 년 동안 진행되지 않아 광대한 점포가 '좀비 스토어'라고 불리는 빈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차를 가지고 있고 시간이나 체력이 여유로운 사람이라면 멀리 떨어진 지역의 슈퍼마켓에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도보나 대중교통에 의존하는 고령자, 장애가 있는 사람, 저소득 가정,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게는 가까운 슈퍼마켓이 없어지는 영향이 크다.

멀리 있는 가게까지 이동하는 교통비나 시간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인근에 남아 있는 소규모 가게의 상품 가격이 높으면 같은 소득으로도 구매할 수 있는 식품이 줄어든다. 채소나 과일, 고기, 유제품 등의 선택지가 줄어들면 주민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슈퍼마켓의 철수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식비, 이동, 영양, 건강, 지역의 안전, 고용 등 여러 문제를 동시에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초기안은 '기업에 대한 제재'와 '점포 지원'의 조합

마흐무드 씨가 제안한 'Affordable Groceries Act'는 두 가지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나는 저렴한 가격으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점포를 늘리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것. 또 하나는 대형 체인이 슈퍼마켓이나 약국의 점포를 폐쇄한 후 그 장소를 장기간 비워둔 경우에 과세하는 것이었다.

기금은 일반적인 편의점이나 개인 상점이 채소나 과일 등의 신선식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비용이나, 신규 슈퍼마켓의 임대료, 설비, 점포 확보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과세에는 세수를 확보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기업에 빈 점포의 재활용을 촉진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폐쇄한 점포를 재개한다. 다른 슈퍼마켓에 빌려준다. 지역 소매점에 넘긴다. 재개발까지의 기간 동안 파머스 마켓 등으로 잠정적으로 이용한다.

빈 점포를 계속 보유하는 비용을 높임으로써 이러한 행동을 기업에 촉구하려고 했다.

마흐무드 씨는 이 시스템을 '당근과 채찍'의 조합으로 설명했다.

지역의 식품 접근성을 개선하는 사업자에게는 보조금과 규제 완화라는 당근을 주고, 사용되지 않는 대형 점포를 계속 보유하는 기업에는 세금이라는 채찍을 주는 구상이었다.


시장과 경제계는 '세금으로는 슈퍼마켓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반발

이에 반대한 것은 다니엘 루리 시장과 샌프란시스코 상공회의소, 부동산 개발업자, 식품 소매업계 등이었다.

반대파의 주장은 '슈퍼마켓이 폐점한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도 새로운 슈퍼마켓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슈퍼마켓 운영에는 상품 매입비, 인건비, 경비비, 임대료, 공공요금, 냉장 설비, 물류비, 폐기 손실 등 막대한 비용이 든다.

지역의 인구나 구매력이 부족한 경우나, 치안 대책비가 큰 경우, 점포를 열어도 이익을 확보할 수 없다. 폐점한 기업에 과세해도 새로운 사업자가 수익을 낼 수 없다면 점포는 빈 상태로 남는다.

과세로 인해 '샌프란시스코는 기업에 적대적인 도시다'라는 인상이 강해지면 출점을 검토하는 기업이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필모어 지역의 옛 Safeway 부지에서는 주택과 새로운 식품 매장을 결합한 대규모 재개발이 검토되고 있다.

개발업자 측은 빈 점포세가 부과되면 재개발 비용이 증가하고, 새로운 슈퍼마켓을 유치하는 계획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즉, 빈 점포를 줄이기 위한 세금이 오히려 점포의 재활용이나 주택 개발을 지연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금 대상이 적고, 정책 효과에도 의문

과세안이 고전한 또 다른 이유는 실제로 대상이 되는 부동산이 적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SNS 상에서는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은 시내에서 극소수의 부동산에 불과하며, 큰 세수는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 주목을 받았다.

대상을 대기업으로 제한하고, 폐쇄된 점포 중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부동산에만 과세하는 구조에서는 세수의 규모도 제한된다.

과세가 상징적인 메시지로는 강력해도, 점포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보조금이나 토지 취득비, 설비비를 충분히 충당할 수 없다면, 정책으로서의 비용 대비 효과는 낮다.

기업 책임을 묻는 것과 실제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소를 늘리는 것은 반드시 같은 것이 아니다.

여기가 이 구상의 최대 난점이었다.


Amazon의 로비 활동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

논의를 복잡하게 만든 것은 Amazon의 존재다.

Amazon은 Whole Foods를 산하에 두고,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의 폐쇄 점포와 관련이 있다.

마흐무드 씨는 Amazon이 과세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로비 활동을 벌이며, 옛 Whole Foods의 부동산이나 중심 시가지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Amazon 측의 영향력이 과세안에 대한 시장이나 시정 집행위원의 태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시장 측 등은 제도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기업이 폐쇄한 점포를 유지할 권리와 지역 주민이 저렴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 중 어느 것을 우선할 것인가 하는 대립은 Amazon을 상징으로 표면화되었다.

기업에는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에서 철수할 자유가 있다.

한편, 그 기업이 철수 후에도 부동산을 확보하고, 경쟁사의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경영 판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점포가 단순한 민간 자산일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생활을 좌우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조사에서는 61%가 빈 점포세를 지지

의회나 경제계의 지지는 확산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과세안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

제안자 측이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유권자의 61%가 빈 점포세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400명의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오차는 플러스 마이너스 4포인트로 설명되고 있다.

제안자가 의뢰한 조사라는 점에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대기업이 폐쇄 점포를 방치하는 상황에 대해 어떤 책임을 묻고 싶어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주민에게 슈퍼마켓의 폐점은 추상적인 기업 정책이 아니다.

매주 장보기 시간이나 교통비, 식탁에 오르는 식품, 아이들이나 노인들의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익이 나지 않아서 폐점했다'는 기업의 설명만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SNS에서 보인 네 가지 반응

 

이번 정책 전환을 다룬 Reddit의 샌프란시스코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과세에 대한 찬반뿐만 아니라, 점포 경영의 현실이나 대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졌다.

SNS 게시물은 무작위 추출된 여론 조사가 아니며, 주민 전체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책의 어느 부분이 시민의 불만이나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를 아는 자료가 된다.

1.'기업은 빈 점포를 보유할 권리를 지키고 싶어할 뿐이다'

과세 지지파로부터는 기업이나 부동산 소유자가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점포를 비워두는 행동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시장 가격에 맞지 않는 높은 임대료를 유지하기 위해, 저렴한 조건으로 다른 슈퍼마켓에 빌려주는 것보다 공실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기업이 부동산을 보유하고, 경쟁점의 진입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의심에서 '기업 측은 빈 점포를 유효 이용할 의무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지키려고 한다'고 받아들이는 게시물이 보였다.

이 반응에는 샌프란시스코의 높은 임대료나 생활비, 거대 기업과 부유층에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도시 정책에 대한 불신감도 겹쳐 있다.

2.'개인 경영의 소형 점포가 대기업보다 저렴할 수 있는가'

한편, 편의점이나 개인 상점을 식품 슈퍼마켓으로 전환하는 정책에는 가격 면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나왔다.

대량 매입과 거대한 물류망을 가진 대형 체인은 상품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 소규모 점포는 매입량이 적고, 물류비나 인건비를 상품 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 경영의 작은 가게가 대형 슈퍼마켓보다 저렴한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은 당연하다.

단순히 채소를 진열하기 위한 냉장 선반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저렴한 가격으로의 판매를 지속할 수 없는 가능성이 있다.

공동 매입, 배송 지원, 폐기 보상, 임대료 보조 등을 결합하지 않으면 소형 점포가 저가 슈퍼마켓의 대체가 되는 것은 어렵다.

3.'세금은 상징적이지만, 실제로는 대상이 적다'

SNS에서는 과세 대상이 되는 부동산 수가 제한되어 있는 점도 지적되었다.

대상이 몇 건 정도라면 기업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가 되더라도, 도시 전체의 식품 접근을 바꿀 정도의 재원은 되지 않는다.

대상 조건을 넓히면 주택 개발이나 일반 빈 점포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한편, 조건을 좁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