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위업: 107년 만에 풀린 제1차 세계 대전의 암호

AI의 위업: 107년 만에 풀린 제1차 세계 대전의 암호

107년 동안 읽히지 않았던 170자

전쟁이 끝난 지 16일 후, 한 무선 전보가 독일 측에서 기록되었다.

송신일은 1918년 11월 27일. 사용된 것은 제1차 세계 대전 말기에 독일군이 운영한 "ADFGVX 암호"였다. 전보는 170자의 암호 기호로 구성되었으며, 이후 다수의 동종 통신이 해독되는 가운데, 이 한 통은 오랫동안 답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107년이 넘게 지난 2026년 9월, prinz라는 필명의 저자가 OpenAI의 AI 모델 "GPT-6 Astra"를 사용하여 이 전보를 처음으로 해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복원된 독일어는 일부에 결손이나 부자연스러운 철자를 남겼지만, 대의는 명확했다.

"영국의 순양함이 24일에 세바스토폴에 입항했다. 연합국 함대가 26일에 이어진다"

단순히 의미 있는 문장이 나왔다면, 우연이나 "그럴듯한 오답"을 의심할 여지가 있다. 이번 해독안이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거기에 적힌 두 날짜가 별도로 남겨진 영국 해군의 기록과 일치했다는 점에 있다.


암호문 너머에 실재했던 순양함

영국 해군의 경순양함 HMS 캔터베리의 항해 일지에 따르면, 해당 함은 1918년 11월 23일에 콘스탄티노플을 출발하여, 다음 날인 24일 오전 10시 20분에 세바스토폴 항구의 부이에 계류되었다.

또한 11월 26일의 기록에는 오전 11시 30분에 "연합국 함대가 도착했다"고 적혀 있다.

AI가 이끈 문면에는 "영국 순양함", "세바스토폴", "24일", "연합국 함대", "26일"이라는 여러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이 동시에 항해 일지와 대응하기 때문에, 해독안에는 강한 상황 증거가 생겼다.

그러나 암호문 중 날짜 부분은 완전하지 않다. 복원문에는 "S4STEN"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제안자는 "?4일"로 해석하고 있다. 항해 일지에 비추어 보면 24일이 가장 유력하지만, 암호문 자체에서 숫자 2가 명확히 얻어진 것은 아니다. 송신 시의 탈락, 수신·전기의 오류, 사료의 손상 등 원인은 여러 가지가 생각될 수 있다.

역사 자료의 해독에서는 이 작은 불확실성을 없애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지와 맞으니 24일로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24일로 읽으면 독립된 기록에 매우 잘 일치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ADFGVX 암호는 왜 까다로웠는가

ADFGVX 암호는 A·D·F·G·V·X라는 6자만을 사용하여 평문을 다른 기호열로 변환하고, 그 배열을 다시 바꾸는 이중 구조의 방식이다. 6자가 선택된 이유 중 하나는 각각의 모스 부호 형태가 판별하기 쉬워 무선 통신에서의 오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6행×6열의 표에 알파벳과 숫자를 배치한다. 각 문자나 숫자를 행과 열을 나타내는 두 개의 기호로 대체하기 때문에, 원래의 한 문자는 "AD"나 "VX"와 같은 두 문자로 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그 중간 문자열을 키워드 아래에 가로로 써서, 키워드의 문자를 알파벳 순으로 정렬한 순위에 따라 열 단위로 읽어낸다. 이로 인해 본래는 쌍을 이루었던 두 기호가 떨어져, 단순한 빈도 분석으로는 원래의 문장을 찾기 어렵게 된다.

이번의 170자에서는 19자의 키워드에 맞춰 한 행 19자의 표를 만들면, 8행이 채워지고 마지막에 18자가 남는다. 즉, 19열 중 18열은 9자, 1열만 8자가 된다. 이 불균형한 열의 길이도 고려하면서 암호문을 올바른 열로 되돌려야 한다.

언뜻 보면 기계적인 작업이지만, 올바른 키워드, 열의 순위, 짧은 열의 위치, 변환표의 대응을 맞추지 않으면 의미 있는 문장이 되지 않는다. 어디 하나의 전제가 다르면 결과는 곧 무의미한 기호열로 돌아간다.


열쇠가 된 "부대 이동"이라는 말

돌파구가 되었다고 하는 것은 "TRUPPENVERSCHIEBUNG"이라는 독일어였다. 일본어로는 "부대 이동", "병력 이동"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 단어 자체는 AI가 완전한 무에서 발명한 것이 아니다. J. 리브스 차일즈의 독일군 암호사에 기재되어 당시 사용된 열쇠의 후보로 알려져 있었다. AI는 기존 사료에 포함된 단서를 선택하여 암호문의 구조에 적용하고, 복원 결과를 외부의 역사 기록과 대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성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점이 있다.

이는 "AI가 인류가 모르는 암호 방식을 순간적으로 파괴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암호 방식은 알려져 있었고, 열쇠의 후보도 사료에 남아 있었다. 어려웠던 것은 흩어져 있는 정보에서 유망한 후보를 선택하고, 올바른 절차로 검증하며, 얻어진 문장을 별도의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AI의 가치는 초인적인 영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량의 후보를 다루고, 계산을 무너뜨리지 않으며, 언어적인 타당성을 판단하고, 더 나아가 "이 지명과 날짜를 다른 사료에서 확인할 수 없는가"라고 다음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점에 있다.


왜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는가

제안자가 제시한 가설에서는 "TRUPPENVERSCHIEBUNG"은 1918년 12월 9일 이후에 사용된 열쇠로 여겨졌다. 그러나 대상 전보는 11월 27일자이다. 기존 연구자가 열쇠의 사용 기간을 엄격하게 구분했다면, 이 단어를 11월의 통신에 시도할 우선순위는 낮았을 것이다.

즉, 장애는 계산 능력이 아니라 사료상의 전제였을 가능성이 있다.

암호 연구에서는, 기지의 열쇠 목록이나 운영 날짜는 강력한 단서가 된다. 그러나 그 기록에 어긋남이나 예외가 있으면, 단서가 오히려 탐색 범위를 너무 좁히게 된다. AI는 그 경계를 넘어 후보를 시험한 결과, 정답일 듯한 문장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다만, 열쇠의 사용 시작일이 왜 어긋나는지는 알 수 없다. 기록의 날짜가 부정확했는지, 현장에서 예정보다 빨리 사용되었는지, 같은 단어가 별도의 계통에서 선행 사용되었는지. 여기는 앞으로의 사료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AI가 풀었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이번 이야기에는 세 가지 수준을 나누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복원문은 의미 있는 독일어가 되어 있다. 둘째, 그 내용은 HMS 캔터베리의 항해 일지와 구체적으로 일치한다. 여기까지는 해독안을 강하게 지지하는 자료이다.

셋째, 이것이 진정한 사상 최초의 해독이며, 절차에 누락이 없고, 다른 열쇠나 읽기보다 우수한지 여부는 독립된 전문가에 의한 재현이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심적인 근거는 prinz 씨의 공개 기사와 그것을 소개한 보도이다. 심사 논문이나 암호사 연구자에 의한 공식적인 검증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학습 데이터에 답이 없었다"는 주장도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 제안자는 과거의 해독 예를 모른다고 하고 있지만, 웹상, 서적, 미정리 아카이브 등 모델의 학습 내용을 외부에서 완전히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 기지의 해답을 그대로 재생한 가능성이 낮아 보여도, "절대 포함되지 않았다"고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모델 이름의 화려함이 아니라 재현 가능성이다. 사용한 암호문, 열쇠 후보, 열의 복원 규칙, 변환표, 최종 문장까지의 각 단계가 공개되어, 제삼자가 같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면, 성과의 가치는 AI에 대한 신뢰와는 분리하여 평가할 수 있다.


SNS와 댓글란의 반응――놀라움과 회의가 공존

이 화제는 X, Hacker News, Substack, Golem의 댓글란 등에서 확산되었으며,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00년 이상 전의 통신과 최신 AI가 연결되는 것이 재미있다", "역사 연구에서의 AI 활용으로서 이상적이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군사사, 암호, 항해 일지라는 별개의 자료를 연결한 점에 단순한 문장 생성과는 다른 AI의 용도를 느낀 사람은 많다. 제안자의 Substack에도 성과를 칭찬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기술에 정통한 층에서는 냉정한 지적도 잇따랐다. "기지의 열쇠 후보를 맞춘 것이라면, 이는 미지의 암호를 제로에서 깬 것과는 다르다", "AI의 추론 능력뿐만 아니라, 인간이 어떤 자료와 후보를 제공했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Hacker News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이러한 명확한 검증 조건을 가진 문제를 잘 다룬다는 평가와 동시에, 주어진 프롬프트나 후보 집합이 성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논의가 있었다. Golem의 댓글란에서도 "초지능의 증거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불명확한 숫자를 어떻게 다루었는가", "당시의 운영 실수나 암호 절차의 습관이 해독 가능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논점이 나왔다.

더 나아가 AI가 역사 자료를 읽는 시대에 대한 기대도 있다. 미해독 암호뿐만 아니라, 판독하기 어려운 필기 문서, 이체자를 포함한 고문서, 방대한 항해 일지나 행정 기록 등, 기존에는 전문가의 시간이 최대의 제약이었던 영역에서 후보 추출이나 상호 대조를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NS상의 반응은 전문가의 합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의 열기는 성과의 확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개 검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로 보아야 할 것이다.


AI가 바꾸는 것은 "발견"보다 조사 연결 방식일지도 모른다

이번 해독안이 최종적으로 전문가로부터 승인을 받는다면, 그 의미는 한 통의 군용 전보가 읽혔다는 것만이 아니다.

역사 연구에는 암호표, 열쇠 목록, 오래된 전문서, 원문서, 배의 항해 일지, 지명의 변천 등, 형식도 보존 장소도 다른 자료가 관련된다. 인간 연구자는 각각을 깊이 읽을 수 있지만, 관련 후보를 횡단적으로 시도하려면 막대한 시간이 걸린다.

AI는 연구자를 대신하여 역사를 확정하는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이 열쇠를 시도할 수 있다", "이 복원문에 나오는 배는 일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날짜의 결손은 다른 자료에서 후보를 좁힐 수 있다"며 조사의 다음 한 수를 끊임없이 제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 경우, 인간의 역할은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요해진다. 사료의 내력을 확인하고, 모델이 편리하게 보충한 부분을 간파하며, 반증이 되는 자료를 찾아내고, 결론에 어느 정도의 확도를 부여할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07년 전의 통신이 현대에 던지는 질문

암호문이 전했던 것은 영국 순양함과 연합국 함대의 움직임이었다. 내용 자체는 짧고, 전세를 일변시키는 비밀은 아니다. 그러나 그 짧은 보고가 1세기 이상을 지나 읽히게 된 과정은 현대의 AI가 무엇에 적합한지를 상징하고 있다.

답이 없는 곳에서 AI가 갑자기 진실을 창조한 것은 아니다. 인간이 남긴 열쇠, 암호의 구조, 170자의 기록, 영국 함의 항해 일지. 그 사이에 묻혀 있던 연결을 찾아내어 검증 가능한 가설로 제시했다.

앞으로 제삼자가 같은 절차를 재현하고, 암호사의 전문가가 타당성을 확인하면, 이 통신은 "미해독"의 목록에서 제외될 것이다. 반대로, 절차의 결함이나 다른 해답이 발견되면, AI의 그럴듯한 추론에 대한 귀중한 반례가 될 것이다.

어느 결론이 되더라도 의미는 있다. AI 시대의 발견에 필요한 것은 놀라움만이 아니다. 절차를 공개하고, 1차 자료로 돌아가며, 다른 사람이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107년 잠들어 있던 암호가 현대에 전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