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아 열매가 의자로, 야자수 잎이 건축으로 - 호주에서 진행되는 "식물과 함께 만드는" 미래

뱅크시아 열매가 의자로, 야자수 잎이 건축으로 - 호주에서 진행되는 "식물과 함께 만드는" 미래

낙엽은 "쓰레기"가 아니다 - 식물에서 시작하는 재생형 디자인의 새로운 흐름

가을이 되면 정원이나 도로에 쌓이는 낙엽. 많은 도시 생활자들에게 그것은 쓸어 모아 봉투에 넣어 처리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자연계에서는 낙엽에 "폐기"라는 개념은 없다.

땅에 떨어진 잎은 곤충의 서식처가 되고, 균류나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생성된 유기물은 토양의 상태를 조정하고, 다음 식물을 키우는 영양분이 된다.

하나의 역할을 마친 것이 다른 생명을 지탱하는 재료가 된다.

이 극히 당연한 자연의 메커니즘을 현대의 디자인이나 제조에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버려져 왔던 야자수 잎, 식물의 전정재, 뱅크시아의 종자, 농산물의 가공 잔재. 그것들을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가구나 건축, 의류를 만드는 소재로 재평가하는 디자이너들이 세계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흐름을 상징하는 전시회가 호주 멜버른의 내셔널 갤러리 오브 빅토리아(NGV)에서 2026년 8월 28일부터 개최되는 "Plant Life: The Nature of Design"이다.

테마는 식물과 인간의 관계 그 자체다.


인간은 언제부터 식물을 "자원"으로 보기 시작했는가

인류와 식물의 관계는 당연히 현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식량, 주거, 의류, 약, 염료, 연료. 인간의 생활은 오랫동안 식물 없이는 성립하지 않았다.

한편, 근대화와 대량생산이 진행됨에 따라 식물은 점차 규격화된 "원료"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나무는 목재로, 면화는 섬유로, 고무나무는 공업 원료로 변환된다.

물론 식물을 자원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얼마나 많이 얻을 수 있는가", "얼마나 싸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라는 일방적인 관계에 치우쳐 왔다는 것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전제로 한 20세기형 산업 구조에서는 제품의 수명이 끝난 후의 것까지 고려되는 경우는 적었다.

특히 플라스틱이나 석유화학 유래의 접착제, 복합재료는 매우 편리하고 내구성이 높은 반면, 여러 소재를 분리하는 것이 어려워 재활용이나 자연 분해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지금, 디자이너들의 질문이 변하기 시작하고 있다.

"식물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식물이 반복해서 만들어내는 것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역할을 마친 제품을 마지막에 어떻게 자연으로 되돌릴 수 있는가".

디자인의 기점이 제조에서 순환으로 이동하고 있다.


"흙으로 돌아가는 합판"이라는 발상

그 상징적인 예 중 하나가 네덜란드 디자이너 요리스 라르만에 의한 "Ply Loop" 시리즈다.

합판은 가구에서 건축까지 폭넓게 이용되는 친숙한 소재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얇은 목재를 붙이는 접착제다.

목재 자체가 자연 유래라도, 거기에 석유화학계 접착제가 결합되면 제품 전체로서 쉽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

라르만이 시도하고 있는 것은 이 접착 부분까지 식물 유래로 만드는 시도다.

거기에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사탕무 산업 등의 식물 유래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 기반 수지다.

이 수지로 목재를 접착하고, 복잡한 곡선을 그리는 가구로 성형한다.

완성된 의자는 단순한 "에코 가구"로 보이지 않는다. 흐르는 듯한 입체적인 형태를 가지고, 오히려 조각 작품에 가깝다.

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환경 부담을 줄이는 제품은 반드시 소박하거나 디자인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워서 갖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제품이 결과적으로 순환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이 순서를 실현할 수 있다면, 환경 배려형 디자인이 특별한 시장에서 일반 소비로 확산될 가능성은 커진다.


나무를 자르지 않고, 나무가 "떨어뜨린 것"으로 의자를 만든다

호주 특유의 소재를 사용한 실험도 흥미롭다.

서호주 주의 가구 디자이너 마크 릴리가 주목한 것은 호주 고유의 식물로 알려진 뱅크시아였다.

사용한 것은 줄기가 아니다.

큰 종자다.

뱅크시아의 독특한 종자는 장식품 등으로 가공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형 가구의 주요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릴리는 이 종자를 가공하여 조합함으로써 의자를 제작했다.

이 발상의 재미는 "목재를 다른 환경 배려형 목재로 대체한다"는 이야기가 아닌 점에 있다.

애초에 나무 자체를 벌채하지 않고, 나무가 만들어내는 다른 부분에 가치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식물을 볼 때, "줄기가 상품이고, 그 외는 부산물"이라는 고정 관념을 벗어나면 소재 후보는 급격히 늘어난다.

종자, 껍질, 열매, 잎, 나무껍질, 섬유, 전정 가지.

지금까지 가치가 낮다고 여겨졌던 부분 속에 미개척의 재료 자원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야자의 "전정 쓰레기"가 거대한 건축물로

식물 유래 소재의 가능성은 가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베이루트를 거점으로 하는 EAST Architecture Studio는 대추야자의 전정으로 발생하는 잎과 섬유를 이용한 예배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야자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관리상 정기적인 전정이 필요하다.

즉, 전정재는 한 번만 얻을 수 있는 재료가 아니라, 식물을 살린 상태로 반복해서 발생한다.

보통이라면 처리 대상이 될 수 있는 식물 잔재를 모아, 섬유를 건축 재료로 활용하여 대규모 공간으로 변환한다.

여기서도 "벌채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재료"에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재료"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도시의 가로수나 공원, 농지 등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전정재를 지역 내에서 가공할 수 있게 된다면, 폐기물 처리와 재료 조달을 동시에 재검토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처리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했던 것"이 "지역의 제품을 만드는 원료"로 변하기 때문이다.


균류가 "가죽"을 만드는 시대

식물 그 자체뿐만 아니라 식물과 공생하는 생물도 신소재 개발의 주역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균사체, 즉 마이셀리움이다.

균류의 가는 균사가 망상으로 성장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일정한 형태나 시트 형태로 성장시키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멜버른에서는 디자이너와 미생물학자가 협력하여, 균사체를 이용한 가죽 같은 소재를 방호복 등에 응용하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는 기존의 공업 제품과는 제조에 대한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다.

재료를 깎아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키운다".

거대한 압력이나 열을 가해 억지로 성형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이 성장하는 힘을 제조 공정의 일부로 이용한다.

공장이 소재를 생산하는 장소라면, 미래의 공장은 어떤 의미에서 "농장"에 가까워질지도 모른다.


식물에서 색을 "채취하다"

더욱 친숙한 것은 천연 염색이다.

식물을 염료로 이용하는 문화는 세계 각지에 오래전부터 존재한다.

쪽잎에서 푸른색을 얻는 기술 등은 그 대표적인 예다.

현대의 디자이너도 이 전통 기술을 단순히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 순환의 메커니즘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멕시코의 디자이너 페르난도 라포세는 아보카도 씨 등을 사용한 염색에 도전해 왔다.

또한, 오스트레일리안 태피스트리 워크숍에서는 호주의 친숙한 식물을 이용하여 실을 염색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멀리서 특별한 염료 식물을 운반해 오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가"라는 시점이다.

이는 지역성을 디자인에 되돌리는 것이기도 하다.

전 세계 어디서나 같은 화학 염료를 사용하면, 균일한 색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

한편, 지역의 식물을 사용하면, 땅에 따라 색이 다르다.

계절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다.

공업 제품에서 보면 그것은 "편차"다.

하지만 디자인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그 땅에서만 존재하는 개성이 된다.


SNS에서도 주목받는 "설마, 이게 식물에서?"

이러한 식물 유래 디자인은 SNS와의 상성도 좋다.

 

이유 중 하나는 완성된 제품과 원재료 사이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뱅크시아의 거친 종자가 아름다운 가구가 된다.

사탕무 산업의 부산물이 유선형의 디자이너 의자를 성립시키는 접착 재료가 된다.

전정된 야자 잎이 높은 건축 공간을 구성한다.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물체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변화한다. 그 놀라움은 한 장의 사진이나 짧은 동영상으로도 쉽게 전달된다.

실제로 NGV는 "Plant Life: The Nature of Design"의 개최를 Instagram이나 Facebook 등에서 알리고, 식물 유래 소재와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마크 릴리의 Banksia Chair는 SNS상에서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Instagram상의 제작 과정을 소개한 게시물에는 수십 건의 댓글이 달리고, 2026년 4월에 공개된 다른 게시물에서는 200건을 넘는 댓글이 확인되는 등, 관심의 높이가 엿보인다.

SNS상에서 관련 게시물을 추적하면 눈에 띄는 것은 단순한 "환경에 좋은 가구"라는 소개가 아니다.

"폐기되는 식물을 기능하는 소재로 변환하는 것"
"나무 그 자체를 벌채하지 않고, 나무가 만들어내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
"자연 소재와 첨단적인 디자인을 양립하는 것"

이라는 이야기가 반복해서 공유되고 있다.

특히 Banksia Chair를 소개하는 디자인 관련 게시물에서는 서호주 주에서의 산림 자원과 지속 가능성의 논의와 결부시키면서, "나무가 남긴 것으로 가구를 만든다"는 생각 그 자체가 작품의 가치로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도 필요하다.

공개 검색에서 SNS상의 모든 댓글 본문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SNS에서는 절찬 일색이다"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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