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라고 믿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이유 ─ '공포'가 정치 참여를 줄이는 이유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라고 믿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이유 ─ '공포'가 정치 참여를 줄이는 이유

1. "AI가 일을 빼앗는다"보다 먼저 빼앗길 것들

AI에 대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자칫 "고용"만을 보게 된다. 급여, 배치 전환, 실직, 재교육.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제기하는 것은, 더 깊은 곳에 있는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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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AI가 일을 빼앗는다"고 사람들이 믿을수록,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정치 참여의 의욕이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AI의 도입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변화가 "실제로 일어난 후"가 아니라 "일어날 것이라고 느낀 시점"에서 정치의 온도를 낮춘다는 점이 핵심이다.


2. 연구가 본 것은 "실질적 피해"가 아닌 "인식"의 힘

연구팀(비엔나 대학교와 LMU 뮌헨)은 먼저 유럽 38개국 약 37,000명 이상의 대규모 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많은 나라에서 "AI는 고용을 창출하기보다, 고용을 빼앗는다"는 견해가 우세하다는 현상이 드러났다. 게다가 그 인식은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일수록 확산되기 쉬우며, 일정한 안정성(쉽게 변하지 않는 경향)도 시사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AI의 "실제" 노동 시장에 대한 영향이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제한적이라고 연구 측이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빼앗는다"는 이미지가 앞서가면서 정치에 대한 태도가 변한다. 즉, 문제는 AI의 성능이나 도입 수만이 아니라, 사회가 AI를 어떻게 이야기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있다.


3.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감각은 어디서 오는가

조사 데이터에서는 AI를 "고용을 빼앗는 것"으로 인식할수록, 민주주의의 기능에 불만을 품기 쉽고, 정치적 참여(논의, 참여, 기술 정책에 대한 관심 등)가 약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왜 고용 불안이 민주주의 불신으로 이어지는가. 연구는 심리 메커니즘의 해명 자체는 주목적이 아니지만, 현실의 감각으로 대입하면 이미지하기 쉽다.

  •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한다"는 감각의 증폭: AI로 직업이 줄어든다고 느낀 순간, 개인의 노력보다 구조적 요인이 이긴다.

  • "정치는 따라잡지 못한다"는 체념: 제도나 규제가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느끼면, 참여의 동기가 줄어든다.

  • "이익 분배가 편향된다"는 의심: 이익은 기업으로, 비용은 개인으로, 라는 그림이 강해지면, 제도에 대한 신뢰는 떨어진다.


요컨대, "AI가 빼앗는 것은 일"이라는 스토리가, "정치는 지켜주지 않는다" "내 목소리는 닿지 않는다"라는 스토리로 연결될 때, 민주주의의 체온이 내려간다.


4. 상관관계가 아닌 "인과"인가: 영미 실험의 포인트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는 것은 "그건 상관관계잖아?"라는 의문이다. 연구 측도 그것을 의식하여, 영국과 미국에서 대표성이 있는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자에게 AI의 미래상을 "고용을 대체하는(labor-replacing)" 틀로 제시하는 조건과 "고용을 창출하는(labor-creating)" 틀로 제시하는 조건을 준비하고, 그 후의 태도를 측정하고 있다.


결과는 "대체하는" 틀을 본 참가자 쪽이,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더 손상되고, 미래의 AI 개발이나 정책에 대한 정치적 참여 의욕도 줄어들었다. 영국 N=1,202, 미국 N=1,200의 재현 실험이라는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것은, 고용 불안 그 자체뿐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되었는가(프레이밍)"가 태도 형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5. SNS의 반응: 분노, 냉소, 회의, 그리고 "자동화 찬가"

이 주제는 SNS에서 불붙기 쉽다. 왜냐하면, AI와 고용은 생활에 직결되고, 더 나아가 "승자/패자" "규제/자유" "윤리/효율"과 같은 가치관의 충돌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게시물에 대한 반응을 보면, 몇 가지 전형적인 패턴이 보인다(아래는 게시물의 취지를 요약).


(1) "그럼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파
"정치가 공정하게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신뢰는 떨어진다"는 취지의 댓글이 눈에 띈다. AI를 "고용 파괴"로 이야기하는 사람일수록, 그 배후에 "규제의 지연" "기득권" "부의 집중"을 겹친다. 연구 결과를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이는 온도감이다.


(2) "인과관계가 비약하지 않았나?"파
한편으로, 제목이나 결론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AI 불안이 민주주의 불신을 낳는다"기보다는, 원래 정치 불신이 강한 사람이 AI 불안도 쉽게 느끼는 것뿐이라는 견해다. 실험에서 인과에 접근했다고는 하지만, SNS에서는 "의심하고 본다"는 자세가 일정 수 있다.


(3) "자동화는 풍요로움. 문제는 분배"파
"자동화는 비용을 낮추고, 오히려 생활이 좋아진다"는 낙관과 "필수품은 내려가지 않았다. 기업 이익이 빨아들이고 있다"는 반론이 같은 스레드 내에서 부딪친다. 여기에는, AI 그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성과의 분배 설계"에 대한 시선이 있다.


(4) "AI 그 자체보다, 정치가 무책임한 것이 문제"파
"생활이 파괴될 수 있는데, 아무도 막지 않는다면 민주주의가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의 의견도 보인다. AI는 방아쇠에 불과하며, 뿌리는 정치의 응답성(responsive)에 대한 의심이라는 톤이다.


(5) "혐오·거부"파(감정의 폭발)
연구 내용에 대한 반론이라기보다는, AI 그 자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분출되는 경우도 있다. "이제 질렸다" "결국, 약한 쪽이 손해 본다"는 분노는, 정치 참여를 낮추는 "온도 저하"라기보다는, 정치적 논의를 "파괴"하는 방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SNS의 반응은 거칠어 보이지만, 연구의 시사점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즉, "AI가 고용을 빼앗는다"는 주제가, 궁극적으로 "사회가 자신을 지키지 않는다"는 감각으로 흘러들기 쉽다는 것이다.


6.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의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가

연구는 해결책을 단순한 낙관론에 두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는 점도 시사한다. 실험이 시사하는 것은, 사람들의 신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커뮤니케이션(전달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영향은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정치와 사회의 선택으로 방향 지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연구자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말 바꾸기나 PR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말과 제도의 세트"이다.

  • 분배의 설계: 생산성 향상의 열매가 임금·노동 시간·재교육 기회로 개인에게 환원되는 구조.

  • 이행의 설계: 재훈련, 직업 소개, 지역 산업 정책 등, 일의 이동 비용을 사회가 떠안는 설계.

  • 통치의 설계: AI 이용의 투명성, 설명 책임, 감사, 공공 부문에서의 규칙 정비와 시민 참여의 회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AI는 무섭지 않다"는 단언이 아니다. "무섭다고 느꼈을 때, 정치가 대처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그 확신을 가질 수 없을 때, 정치 참여는 "손해 보는 역할"로 보일 수 있다. 연구가 경고하는 것은 바로 이 공허화이다.


7. 결론: AI의 논의는 민주주의의 "내구 시험"이 된다

AI는 범용 기술로서 사회를 흔들어 놓는다. 그 흔들림 속에서 우리는 일의 미래뿐만 아니라, 정치의 미래도 동시에 시험받는다.


"AI가 일을 빼앗는다"는 이야기는, 방치하면 불신과 무관심을 증폭시키고, 민주주의가 AI의 방향성을 선택하는 힘(시민의 참여)을 약화시킨다. 그러면 아이러니하게도, AI의 미래는 더욱 "시민의 손을 떠난 곳"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고용 불안을 "기분 탓"으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공포의 이야기에 휩쓸리지 않는 형태로, 분배와 이행과 통치를 구체화하고, "선택할 수 있는 미래"로 다시 만드는 것이다.


AI의 논의는 고용의 논의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의 논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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