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놓친 것을 AI가 발견한 이상함 ― 몇 년 동안 오진된 여성이 AI로 도달한 "진짜 병명"

의사가 놓친 것을 AI가 발견한 이상함 ― 몇 년 동안 오진된 여성이 AI로 도달한 "진짜 병명"

"AI가 여성의 희소 질환을 발견했다." 이런 헤드라인만 보면 마치 의사보다 챗봇이 더 뛰어났다는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AI의 만능성보다 환자의 호소가 수년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 사는 23세의 피비 테소리에르 씨는 오랜 기간 불안, 우울, 간질 등 여러 설명을 받으며 보행 장애, 감각 이상, 실금, 반사 이상 등의 증상에 시달려왔다. 발작 후 며칠간 혼수 상태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응급실을 반복적으로 방문한 끝에 앞으로도 계속 방문하면 정신과 환자로 취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암시를 받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AI가 맞췄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복잡하고 심각한 증상을 가진 환자가 "기분 탓"이나 "정신적인 문제"라는 틀에 갇힐 뻔했다는 점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드문 질병일수록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러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과 호소를 가볍게 여기는 것은 다르다. 이 차이가 이번 이야기를 단순한 기술 미담으로 끝내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전환점이 된 것은 그녀가 자신의 증상을 AI 챗봇에 입력한 것이었다. 챗봇은 여러 후보 중 하나로 유전성 경직성 대마비, 영어로 Hereditary Spastic Paraplegia(HSP)를 제시했다. 그녀는 그 가능성을 일반 개업의에게 가져갔고, 이후 유전자 검사로 진단이 확인되었다. 즉, 최종적으로 병명을 확정한 것은 AI가 아니라 의료기관이었다. 다만, 환자 본인이 "이 병이 아닐까"라고 의사에게 상담할 수 있는 발판을 AI가 마련한 것은 확실하다.

HSP는 다리의 근력 약화와 경직, 보행 장애 등을 특징으로 하는 드물고 진행성인 유전성 질환군이다. 종류가 많으며, 단순형과 복합형이 있고, 복합형에서는 상지나 감각, 배뇨 기능, 기타 신경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NHS와 미국 NINDS도 HSP를 "드물고 진행성인 유전성 신경 질환"으로 설명하며, 진단이 어렵고 다른 질병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례는 "의사가 무능하고 AI가 유능했다"는 단순한 대립이 아니라, 제한된 진료 시간과 희소 질환의 어려움 속에서 환자가 어떻게 자신을 지킬 것인가라는 문제로 봐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가 "진단한" 것이 아니라 "가설을 정리한" 점이다. 인간은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항상 의학 용어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여러 증상이 동시에 발생하면 각각이 다른 문제로 취급되어 전체적인 그림이 보이지 않게 된다. AI 챗봇은 그 조각들을 모아 가능한 병명을 목록으로 반환할 수 있다. 이번에도 가치가 있었던 것은 그 목록에 희소 질환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 이상으로, 환자가 "이 방향으로 검사해 달라"고 언어화할 수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의료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의료에 접근하기 위한 보조선으로 기능했다.

이 이야기가 SNS에서 크게 확산된 것도 그 구조가 많은 사람들의 실감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LinkedIn에서는 "AI는 엉터리도 많지만, 때로는 유용하다"는 신중한 긍정과 함께 "ME/CFS 같은 병에서는 의사보다 AI가 더 정확한 답을 내놓은 적이 있다"는 당사자의 목소리도 보였다. 한편, "AI can offer a lot.. when used with care(신중하게 사용하면 AI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라며 사용 방법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두드러졌다. 화제의 중심은 AI 찬양이 아니라, "의료에서 제대로 들어주지 못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공감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X에서는 더욱 감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어떤 게시물에서는 이 사건을 빗대어 "정신 질환 레이블이 남용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료 대응 자체에 대한 분노가 표명되었다. 또 다른 반응에서는 과거 "Dr. Google"이라 불리던 것이 이제는 "Dr. AI"로 대체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즉, SNS는 이 사건을 단순한 기술 뉴스로가 아니라, 의료 불신, 여성의 증상이 가볍게 여겨지기 쉬운 것에 대한 불만, 환자의 자기 방어의 필요성 등 더 큰 사회 문제의 맥락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열광에 휩쓸리는 것은 위험하다. 옥스퍼드 대학이 2026년 2월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건강 상담에서 AI를 사용한 참가자는 기존의 검색이나 NHS 사이트를 사용한 사람들과 비교해 현실의 의사 결정에서 명확한 우위를 보이지 않았다. 이유 중 하나는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입력할 수 없다는 것. 또 하나는 AI의 답변 자체가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혼재하여 사용자가 그것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질문의 표현이 조금만 달라져도 답이 크게 변하는 점도 과제로 지적되었다. 즉, AI는 때로 힌트를 제공하지만, 그것만으로 안전한 판단 장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OpenAI 자체도 건강 분야에서의 AI에 대해 "의료를 지원하는 것이지, 진단이나 치료의 대체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기업으로서의 신중한 입장 표명인 동시에, 이번 사례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시각이다. 피비 씨의 사례는 AI가 의료의 상위에 선 예가 아니라, 환자가 마침내 의료에 도달하기 위한 "우회로"를 찾은 예로 읽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이 제기하는 질문은 "AI를 더 진단에 사용해야 하는가"뿐만이 아니다. "왜 환자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들어주지 않았는가"도 있다.

AI가 의료에 들어옴으로써 환자 측에는 새로운 무기가 생겼다. 증상을 정리하고, 전문 용어를 알고, 다음에 어떤 질문을 의사에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동시에 그 무기는 잘못된 정보나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칼날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을 "ChatGPT가 병을 알아낸 기적"으로만 소비해 버리면, 정말로 배워야 할 것을 놓치게 된다. 필요한 것은 AI를 맹신하는 것도, 전면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환자의 목소리를 더 빨리, 더 정성스럽게 수용하는 의료와 그 대화를 지원하는 보조 도구로서의 AI. 그 관계를 어떻게 만들지가 다음 논점이 된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끝까지 AI가 아니다. 답이 나오지 않은 채 고통받으며, 그래도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포기하지 않았던 한 환자다. AI는 그 집념에 말을 부여했을 뿐이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이 올바른 질문을 얻는 것만으로도 마침내 적절한 의료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건은 AI의 승리가 아니라,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가 마침내 가시화된 순간으로 기억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출처 URL

  1. https://g1.globo.com/tecnologia/noticia/2026/04/14/como-chatbot-de-ia-descobriu-condicao-rara-de-mulher-apos-anos-de-diagnosticos-errados.ghtml
  2. BBC 계열의 내용을 전재 및 요약한 기사. 피비 테소리에르 씨의 경위, AI에 증상을 입력한 흐름, 유전자 검사로 확정된 점의 확인에 사용
    https://www.pslhub.org/blogs/entry/9724-chatgpt-uncovered-womans-rare-condition-after-years-of-misdiagnosis/
  3. 증상의 구체적인 예와, 2025년 8월에 복합형 사지형 HSP로 진단되었다는 보충 정보의 확인에 사용
    https://www.ladbible.com/news/health/anxiety-chatgpt-health-diagnosis-phoebe-tesoriere-hsp-410723-20260407
  4. HSP(유전성 경직성 대마비)의 기초 설명. NHS에 의한 일반인 대상 해설
    https://www.nhs.uk/conditions/hereditary-spastic-paraplegia/
  5. HSP의 정의와 진행성 신경 질환임을 확인. 미국 NINDS의 해설
    https://www.ninds.nih.gov/health-information/disorders/hereditary-spastic-paraplegia
  6. HSP가 유전성·진행성 신경 질환군임을 보충 확인. 미국 GARD의 해설
    https://rarediseases.info.nih.gov/diseases/6637/hereditary-spastic-paraplegia
  7. AI의 의료 상담 리스크에 관한 옥스퍼드 대학의 발표.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가 혼재하여, 사용자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의 확인에 사용
    https://www.ox.ac.uk/news/2026-02-10-new-study-warns-risks-ai-chatbots-giving-medical-advice
  8. 같은 옥스퍼드 연구의 보충. 질문의 약간의 차이로 답변이 달라지는 점 등의 확인에 사용
    https://www.oii.ox.ac.uk/news-events/new-study-warns-of-risks-in-ai-chatbots-giving-medical-advice/
  9. 옥스퍼드 연구를 보도한 Reuters 기사. 현실의 의사 결정에서 AI 이용자가 큰 우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의 확인에 사용
    https://www.reuters.com/business/healthcare-pharmaceuticals/ai-no-better-than-other-methods-patients-seeking-medical-advice-study-shows-2026-02-09/
  10. OpenAI의 공식 설명. 건강 영역에서의 AI는 의료를 지원하는 것이며, 진단이나 치료의 대체가 아니라는 방침 확인에 사용
    https://openai.com/index/introducing-chatgpt-health/
  11. SNS 반응의 확인에 사용한 LinkedIn 게시물. 신중한 긍정론과 댓글란의 공감 반응의 참조원
    https://www.linkedin.com/posts/anilvanderzee_chatgpt-diagnoses-cardiff-womans-rare-condition-activity-7448414384688861184-JEaN
  12. SNS 반응의 확인에 사용한 X 게시물 검색 결과. 의료 대응에 대한 분노나 회의적인 수용의 확인에 사용
    https://x.com/Miroandrej/status/2042668305190948993
  13. SNS 반응의 확인에 사용한 X 게시물 검색 결과. 정신 의료 레이블의 취급에 대한 비판적 반응의 확인에 사용
    https://x.com/senmum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