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들어낸 16개의 바이러스 ― "인류의 위기"와 "의료 혁명" 사이에서

AI가 만들어낸 16개의 바이러스 ― "인류의 위기"와 "의료 혁명" 사이에서

AI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설계한 날 - 16개의 인공 파지가 제시한 희망과 위험

"AI가 인류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그런 문장을 보면, 신종 감염병이나 생물 무기를 상상하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2026년 8월, Science에 발표된 연구가 큰 주목을 받았다. 스탠포드 대학교와 Arc Institute 등의 연구자들이 게놈을 다루는 생성 AI를 이용해 새로운 박테리오파지를 설계하고, 그 중 16종이 실험실에서 실제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다.

"AI가 문장을 쓴다", "AI가 이미지나 영상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이미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 AI가 생성한 것은 문장도 이미지도 아니다.

생명 활동에 직접 관련된 "유전자의 설계도"이다.

물론, 이 연구를 "AI가 인간을 공격하는 미지의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고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이번 대상은 인간이 아니라 세균에 감염하는 박테리오파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성과가 하나의 경계를 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AI는 생명 과학의 정보를 분석하는 도구에서 생명의 구조 자체를 "제안하는" 도구로 변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난치성 감염증을 치료할 거대한 가능성과 악용될 경우의 바이오 보안상의 위험이 공존하고 있다.


AI가 설계한 것은 "인간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에 만들어진 바이러스의 정체다.

연구팀이 다룬 것은 박테리오파지, 줄여서 "파지"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이다.

파지는 세균에 감염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장균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ΦX174(파이X174)"라는 비교적 작은 파지가 설계상의 출발점으로 사용되었다.

즉,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태에서 AI가 갑자기 전혀 미지의 생명을 발명했다"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연구팀은 기존의 파지를 설계상의 본보기로 삼으면서, Evo 1이나 Evo 2로 불리는 게놈용 AI 모델을 이용해 기존과 크게 다른 DNA 배열을 가진 후보를 생성했다.

그리고 컴퓨터상의 설계로 끝내지 않고, 그 중에서 선택한 약 300개의 후보를 실제로 합성하고, 세균을 사용해 검증했다.

결과적으로 16종이 기능하는 파지가 되었다.

AI가 단순히 "그럴듯한 DNA 문자열"을 출력한 것만이 아니다.

그 설계 정보로부터 현실 세계에서 바이러스를 만들고, 세균에 감염하고, 증식하는 기능이 확인된 것이 이번 성과의 핵심이다.

문장 생성 AI에 비유하자면, "겉모습만 프로그램처럼 보이는 코드를 작성했다"는 단계에서 "생성한 프로그램을 실행했더니 실제로 작동했다"는 단계로 나아간 것과 같다.

생명 과학에서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왜 연구자들은 굳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드는가

"위험할지도 모른다면, 애초에 만들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지에는 의학상의 중요한 용도가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항균제가 잘 듣지 않게 되는 "약제 내성" 문제다.

세균에 항균제를 계속 사용하면 돌연변이 등으로 인해 약에 견딜 수 있는 세균이 살아남아 증식할 수 있다. 이러한 약제 내성균이 늘어나면, 이전에는 쉽게 치료할 수 있었던 감염증이 다시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생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현재 게재하고 있는 통계에서도, 미국에서는 연간 280만 건을 초과하는 약제 내성 감염증이 발생하고, 35,000명 이상이 사망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 "파지 요법"이다.

세균을 죽이는 바이러스인 파지를 항균제의 대체 또는 보완 수단으로 사용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진화와의 경쟁이 있다.

세균은 파지에 대해서도 내성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

하나의 파지에만 의존하면, 결국 그 파지가 듣지 않는 세균이 살아남을지도 모른다.

이번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AI에 의해 유전적으로 다른 다수의 파지 후보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AI가 생성한 파지를 조합함으로써, 자연 유래의 파지에 내성을 가진 세균에도 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세균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 세균을 겨냥한 파지를 AI가 설계하는 - 그런 "맞춤형 파지 요법"이 현실성을 띨지도 모른다.

항균제를 계속 찾는 것뿐만 아니라, 병원균의 진화에 맞춰 치료 측도 새로운 공격 수단을 설계한다.

AI는 그 속도를 크게 높일 가능성이 있다.


"AI가 신형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SNS에는 공포가 확산된다

그러나 뉴스의 제목에 "AI", "새로운 바이러스", "16종류"라는 단어가 나열되면, 의료 응용보다 먼저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Reddit 등에서는 연구를 소개하는 게시물에 대량의 반응이 모이고, 디스토피아 영화를 연상시키는 댓글이 잇따랐다.[출처7][출처8]

"이제 인류는 끝난 것이 아닐까"

"왜 이런 것을 만드는가"

"AI의 안전 장치로는 막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다음 팬데믹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취지의 반응이다.

영화나 소설에 비유하여, 반쯤 농담으로 "종말로의 카운트다운"을 이야기하는 글도 적지 않다.

이는 AI에 대한 공포만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경험한 이후, "미지의 바이러스"라는 말 자체에 사회가 이전보다 민감해진 것도 배경에 있을 것이다.

게다가, "생성 AI의 제어가 어렵다"는 별도의 분야에서의 논의와 생명 과학이 결합된 것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컴퓨터상의 AI가 잘못된 이미지를 만드는 것만이라면, 보통은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생성 대상이 DNA가 되고, 그 DNA가 현실의 생물로서 기능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AI의 출력을 현실 세계로 가져왔을 때, 실패했을 경우의 대가는 무엇인가"

SNS의 공포는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근저에 있는 의문 자체는 무시할 수 없다.


한편으로 "과도한 반응이다"라는 반응도

흥미로운 것은, 같은 SNS에서 강한 반론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Reddit에서는, 이번 연구 대상이 "인간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세균에 감염되는 파지"라는 점을 지적하며, 제목만으로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반복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파지는 약제 내성균과 싸우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일반적인 채팅 AI가 갑자기 바이러스를 만든 이야기가 아니다"

"전문가, 설비, DNA 합성 등 현실 세계의 과정이 필요하다"

라는 취지의 지적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AI에 의한 바이오 무기라는 가능성에는 경계하면서도, 이번의 구체적인 응용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는 반응이다.

약제 내성균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파지를 단기간에 설계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가치 있는 기술이 아닐까 - 라는 시각이다.

Bluesky에서도, 감염증 연구자 Bill Hanage씨가 보도를 공유하면서, 과열되기 전에 몇 가지 정리해야 할 점이 있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하고 있다.

이 반응은 이번 뉴스를 생각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위험성이 제로는 아니다"와 "이번에 만들어진 것이 즉시 인류에 대한 위협이다"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AI와 생명 과학이라는 자극적인 조합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정말로 무서운 것은 "지식"인가

이번 논의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어디를 규제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다.

하나의 생각은, AI 모델 자체를 제한하는 방법이다.

위험한 병원체의 설계로 이어질 수 있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게 하거나, 모델에서 위험한 생물학적 지식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생명 과학의 기초 지식이나 기존의 병원체에 관한 정보는 이미 논문이나 데이터베이스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게다가, AI 모델은 미국 기업이 관리하는 서비스만이 아니다.

오픈 웨이트 모델이 전 세계에서 이용된다면, 한 국가의 정부나 한 기업이 "AI가 알아도 되는 생물학"을 완전히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게 된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Washington Post 사설이 주장하는 "물리적 병목에 주목하라"는 생각이다.

컴퓨터가 DNA 배열을 제안했을 뿐으로는, 바이러스는 탄생하지 않는다.

현실의 생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DNA 합성이나 실험 등, 물리 세계에서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부분을 관리하는 것이 실효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발상이다.


"프린터"가 아니라 "DNA 프린터"를 감시한다

현대의 바이오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필요한 DNA 배열을 전문 기업에 주문하고, 인공적으로 합성해 받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백신, 유전자 치료, 신약 개발 등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인프라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위험한 배열이 주문되었을 때,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유전자 합성 스크리닝"이다.

DNA 합성 기업이 주문된 배열을 조사하고, 위험한 병원체와 관련된 것이 아닌지, 주문자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미국에서는 2026년 2월,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초당파로 "Biosecurity Modernization and Innovation Act"를 제출했다.

법안은 유전자 합성 사업자에게 주문 내용과 고객의 스크리닝을 요구하는 연방 수준의 틀을 구축하는 것을 기둥으로 하고 있다.

AI의 "두뇌"를 완전히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아이디어가 물리 세계로 나오는 입구를 감시한다.

이는 사이버 보안에서 말하자면, 세계에서 위험한 프로그램의 지식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인프라에 다중의 방어를 마련하는 생각에 가깝다.

생명 과학에서도, AI에 대한 제한, 연구 기관의 관리, DNA 합성의 체크, 실험 시설의 안전 관리 등을 겹치는 다층 방어가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안심"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한편, "전문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위험성은 낮다"고 낙관하는 것도 위험하다.

현재는 고가의 설비, 고도의 전문 지식, 시약, DNA 합성 서비스 등이 필요하다고 해도, 기술의 역사를 보면, 비용과 전문성은 장